유익한 이야기

창과 방패

低山 2020. 3. 25. 20:35



 창과 방패

                                        2001.10.31

 

 ’창(槍)’은 예로부터 세계 여러 곳에서 쓰인 긴 나무자루 끝에 날(창신)을 물려 찌르거나 던지는 무기입니다. 죽창과 같이 대나무를 비스듬히 끊어서 그대로 사용하는 단순한 것도 있습니다. 주로 남성들에 의해서 사용되어온 창은 전쟁이나 의식에서 중요한 도구가 되어 보기좋게 장식된 것도 많고, 아내를 맞이할 때는 증여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일부 민족은 창신(날)을 화폐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에서는 날이 세모진 창을 모(矛)라고 했습니다.

 

 ’방패(防牌)’는 싸움의 방어물로서 사용된 무구(武具)입니다. 손에 들고 몸을 방어하는 비교적 작은 원형과 타원형의 방패와 땅에 놓고 적의 화살과 창등의 무기로 부터 방어하는 장방형의 큰 방패가 있습니다. 14C경 까지 각종 전투에서 많이 쓰여졌던 방패는 총(銃)이 발명되어 사용되기 시작한 15C 중엽 이후에는 무예시합에서만 사용되는 실정이었지만, 그 후 한 가운데 화승총의 총구의 구멍을 뚫은 방패나 맨끝이 단도로 되어있는 방패가 발명되어 방어 뿐 아니라 공격무기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중국에서는 방패를 순(盾)이라고 했습니다.

 

 

 옛날 중국 초(楚)나라 때 어느 장사꾼이 장터에서 방패(盾)와 창(矛)을 늘어놓고 팔고 있었습니다.

 

 "자, 여기 이 방패를 보십시요. 이 방패는 무지무지하게 견고하여 아무리 날카로운 창의 공격이라도

 

 다 막아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랑한 다음 이번에는 창 하나를 집어 들고 외쳐 댔습니다.

 

 "자, 이 창을 보십시요. 이 창은 어찌나 날카로운지 아무리 견고한 방패라도 꿰뚫을 수 있습니다."

 

 그러자 구경꾼들 속의 한 젊은이가 이렇게 질문 했습니다.

 

 "그럼, 그 창으로 그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되나요?"

 

 장사꾼은 아무 대답을 못하고 창과 방패를 주섬주섬 싸들고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이 작은 사건 이후 사람의 말이나 글, 행동의 앞과 뒤가 서로 맞지 않는 것을 가리키는 ’모순(矛盾)’ 이라는 단어가 생겼습니다.

 

 

 우리들의 생각과 느낌을 전달하는 수단에는 말과 글이 있습니다. 말과 글, 두가지를 합하여 넓은 의미의 언어라고 하며 말은 음성언어 글은 문자언어입니다. 언어는 인류를 다른 동물과 구분하여주는 특징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말은 입으로 소리를 발하여 그것을 귀로 들어 의사소통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요즈음은 녹음기가 발명되어 녹취가 가능하지만 원래 시간상으로 한번 한 말은 사라져버려서 멀리 또는 오래 전달할 수 없습니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듯이 말은 글이 가지지 못한 억양, 쉼등의 감정 표현을 나타낼 수 있고 얼마 전에 한 말도 딱 잡아떼고 뒤집는 사람도 있습니다.

 

 글은 말보다는 완전한 사고를 표현하는데 유리합니다. 말보다 논리적이고 정제된 표현이 가능합니다. 글은 말과 달리 뚜렷한 기록이 남기 때문에 뒤집을 수 없고 토씨 하나만 틀려도 그 뜻이 달라질 수 있고 글의 가치가 떨어질 수가 있습니다.

 

 또한 세상이 알아주는 달변가라 할지라도 책상 앞에 앉아 편지 한장을 쓰려고 하면 눈앞이 캄캄해 지고, 반대로 천하의 문장가도 대중 앞에 서서 연설을 하려면 얼굴부터 붉어지고 말문이 안 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래에는 컴퓨터가 발달하고 PC가 널리 보급되어 마음껏 정보의 바다를 항해할 수 있고, 전자 오락을 즐길 수 있으며, 남녀노소 누구라도 자기의 생각을 게시판에 자유롭게 올릴 수가 있습니다.

 

 자유 게시판을 읽어보면 청소년들의 재기발랄한 글에 자상히 답을 해 주시는 신부님과 수녀님들의 글, 자녀들에게 컴퓨터를 못 한다고 핀잔과 구박을 받다가 컴맹을 탈출하여 기뻐하며 동네 게시판에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올리는 4, 50대 형제 자매님들의 글과 같이 읽는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켜 저절로 고개를 끄떡이며 미소를 짖게하는 향내음 물씬나는 좋은 글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숨겨진 의도를 갖고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난리라도 난 것 같이 호들갑을 떨며 온 세상 게시판에 몇번 글을 올려 좋지않은 냄새를 풍겨서 읽는 사람들의 고개를 갸웃둥하게 만들고 얼굴을 찡그리게 하고는 슬그머니 사라져버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의 글을 자세히 읽어보면 세상의 편을 가르고, 너무 자기 주장이 강하다 보니 글 내용의 전후가 맞지않아 자기모순(自己矛盾)과 자가당착(自家撞着: 자기의 언행이 전후 모순되어 일치하지 않음)에 빠지는 우(愚)를 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끝 -





이미지 춮처 - 인터냇




Tuff - Ace Ca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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