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이야기

신(神)의 손 (God's hand) 上, 中, 下

低山 2019. 7. 6. 20:21



신(神)의 손 (God's hand) 上, 中, 下
.

                                                                                           2004. 11. 17

 

1986년 5월 31일~6월 29일 31일간 멕시코에서는 1970년에 이어 사상(史上) 처음으로 같은 나라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월드컵대회(13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이 대회에서 아르헨티나는 축구 신동(神童) 마라도나의 맹활약에 힘입어 1978년 우승(優勝)에 이어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당시 25세의 젊은 나이인 마라도나는 브라질의 축구 황제(皇帝) 펠레에 필적할 만한 선수로 평가 받았고, 그에 걸맞는 최고의 기량을 아낌없이 발휘하였습니다. 세 번째 준 준결승전(準 準決勝戰)에서 유럽의 강호 잉글랜드와 남미(南美)의 자존심(自尊心) 아르헨티나가 만났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주장(主將)은 마라도나였습니다. 전반전은 양 팀 득점없이 0 : 0으로 끝났습니다. 후반전에서 마라도나는 두 골을 넣습니다. 후반 6분이 경과되었을 즈음 동료선수 발다노가 문전(門前)으로 띄운 공이 헤딩하기 위해 튀어 오른 마라도나의 왼손에 맞고 그대로 골인 되었습니다.


주심(主審)은 골을 선언했습니다. 부심(副審)도 미처 이를 발견하지 못하였습니다. 골키퍼 쉴튼을 비롯한 잉글랜드 선수들이 이에 불복하고 마라도나의 핸들링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마라도나의 두 번째 골은 먼저의 어정쩡한 골과는 달리 축구 천재의 면모(面貌)를 수십억 세계만방 축구팬들에게 여지없이 과시하는 묘기(妙技)의 절정(絶頂)이었습니다.


이 날 마라도나의 두 번째 골은 지금까지도 축구 역사상(歷史上) 최고의 골로 인정받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후반 10분 마라도나는 미들휠드에서부터 ‘단독 드리블’의 현란한 곡예(曲藝)를 시작했습니다. 앞을 가로막는 잉글랜드 선수들을 신들린 듯 하나 하나 헤쳐나갔습니다. 최종 수비와 골키퍼까지 제친 마라도나는 가볍게 슛 ! 골인 시켰습니다.


잉글랜드는 리네커가 후반 36분 한골을 만회하였으나 2 : 1로 아르헨티나에게 패하여 탈락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핸들링의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자신의 첫 골에 대해 “그것은 나의 손이 아니라 ''신(神)의 손 (God's hand)‘이었다.”라고 말해 ’축구 신동(神童)‘외에 ’신(神)의 손''이란 별명(別名)을 얻었습니다.

 

 

* * * * *



1952년 벽두(劈頭), 극진공수(極盡空手)의 창시자로 일본 무도계(武道界)를 평정한 후 더 이상 국내에는 상대가 없어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최배달(崔倍達), 일본 명 大山倍達(오야마 마스다츠)에게 한 장의 전보(電報)가 배달(配達)되었습니다. 와카마스라는 프로모터(스포츠 흥행사)가 보낸 것인데 이 전보로 인하여 최배달과 극진 가라데가 오늘날의 명성을 얻게 되었으며, 1952년은 최배달의 세계무도대전(世界武道對戰)의 원년(元年)으로 기록되는 해가 되었습니다.


전보의 내용은 “미국으로 건너와 프로레스링 시합장을 순회하며 링 위에서 동양무술(東洋武術)인 가라데의 시범을 보일 의사가 없느냐?” 였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심심하던 차에 극진 가라데를 바깥세상에 널리 알릴 수 있고 돈도 벌 수 있다기에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와카마스의 안내로 일본 프로 유도(柔道)의 시조(始祖) 엔도와 함께 최배달은 L.A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무도(武道)로 단련된 최배달 이었지만 처음 타보는 장시간의 비행으로 인하여 극심한 멀미로 고생고생하며 녹초가 다 되어 미국에 도착했습니다. 쉴 틈도 없이 짜여진 스케쥴에 맞춰 프로레스링 시합의 오프닝 이벤트로 링 위에 올라 가라데의 시범을 보였습니다. 가다(품새)와 격파를 선 보였는데, 당시만 해도 동양무술에 문외한이었던 미국인들에게는 놀라운 충격이었습니다.


그의 신기한 마술(魔術)같은 격파시범(擊破示範)을 TV로 시청한 많은 사람들이 놀라기도 했거니와, 미국 各地에서 그의 격파시범을 요청하는 초청장이 날아들었습니다. 바빠진 일정에 맞춰 전국을 순회하며 시범을 보이던 중 아이오와 주(州)에서 일이 벌어졌습니다. 격파시범 중 전(前) 미국 프로레스링 챔피언이었던 다크 릴과 시비가 붙어 최초로 극진 가라데와 프로레스링이 완전 무규칙(無規則) 룰로 한판 붙게 된 것입니다.


시합의 발단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이 날도 최배달은 레스링 본 게임전 오프닝 이벤트로 링 위에 올라가 가다와 격파 시범을 보였습니다. 먼저 가다(품새) 시범이 있자 관중(觀衆 ,특히 레슬러)들은 킥킥대며 “뭐 저런 춤이 다 있냐?” 면서 “음악을 틀어줘라!”고 야유를 보냈습니다. 벽돌격파 시범 때 최배달이 쉽게 깨자, 다크 릴이 자기도 한번 깨 보겠다고 나섰다가 손만 다치고 말았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못 참겠다는 듯이 “한 번 붙어 보자!”고 도전했습니다.


다크 릴 선수는 키가 2m에 육박하고 몸무게도 130Kg이 넘는 거한(巨漢)이었습니다. 키 175Cm에 몸무게 70Kg에 불과한 최배달과는 도저히 상대가 될 것 같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시합을 알리는 ‘공‘이 울리자 두 팔을 벌리고 거대한 산(山)처럼 다가왔습니다. 처음에 다크릴의 손에 잡혀 내동댕이쳐졌지만 유도(柔道)의 고단자이기도 한 최배달은 낙법(落法)으로 가볍게 일어났습니다. 다시 자신을 붙잡으려고 접근하는 다크 릴의 가슴 쪽으로 파고 들어가면서 손가락 두개를 이용한 이지관수로 눈을 찌르고, 낭심(囊心, 거시기)을 걷어 찬 후 정권(正拳)을 가슴에 몇 번 내 질르자 다크 릴은 실신한 채 피떡이 되어 고목처럼 뒤로 넘어 갔습니다.


다크 릴 선수와의 시합을 시작으로 최배달은 11개월간 미 전역(美 全域)을 순회하며 250여명의 레슬러들과의 대결에서 무패(無敗)를 기록하게 됩니다. 많은 시합 중에서도 시카고에서 벌인 인디언계 레드 아이(Red eye)와 벌인 일전(一戰)이 가장 힘들고도 인상에 남는 경기였습니다. 레드 아이는 2미터가 넘는 장신(長身)에다가 몸무게가 150Kg이 넘는 거인(巨人)이었습니다. 그는 현(現) 북미(北美) 프로레스링 챔피언으로서 ‘헤드 락’이 특기이고 싸움에 임하면 두 눈이 붉게 물든다고 하여 링 네임이 붉은 눈(레드 아이)로 불리우는 무시무시한 사나이였습니다.


더군다나 그날 시합이 벌어진 링은 보통 보아오던 링이 아니라, 링의 로프가 가시철망으로 되 있는 그야말로 목숨을 건 지옥같은 시합장이었습니다. 링 아나운서의 양(兩) 선수 소개 멘트가 끝나고, 시작을 알리는 공이 울렸습니다. 레드 아이가 돌진해 오기 시작했습니다. 최배달은 반사적으로 몸을 날려 수도(手刀)와 정권(正拳), 발차기를 레드아이의 육중한 몸을 향해 날렸습니다. 그러나 웬걸 마치 고무에 대고 치고 차는 것과 같이 튕겨나가 버렸고 레드 아이는 그 틈을 파고들어 헤드 락을 걸어왔습니다.


레드 아이의 강철같은 힘센 팔에 목이 감겨버린 최배달은 숨이 막혀 실신할 지경에 이르렀고, 일방적으로 코너로 몰리자 가시철망 로프 줄이 등을 찔러댔습니다. 패배가 눈앞에 보이는 절망적인 순간, 최배달의 눈에 레드 아이의 비어있는 옆구리가 들어왔습니다.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광석화(電光石火)같은 최배달의 정권(正拳)이 포탄(砲彈)처럼 날아가 레드 아이의 옆구리에 작렬했습니다.


그 순간. 기세등등하던 레드 아이가 멈칫하며 옆구리를 움켜쥐고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습니다. 엄청난 데미지를 받은 듯 헐떡거리며 휘청거리고 있었습니다. 레드 아이가 뒷걸음치는 순간, 최배달의 몸이 허공을 날았습니다. 레드아이의 대퇴부(大腿部)를 찍으며 공중으로 다시 솟아올라 회전하면서 머리를 향해 강력한 발차기를 꽂아 넣었습니다. 최영의의 또 다른 비장의 특기인 회전삼각(回轉三角)발차기(트라이앵글 킥)이었습니다. 레드 아이가 들것에 실려 나가고 최배달의 승리가 선언되었습니다.


피 튀기는 시합이 끝나자 관중석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여성관중들이 지르는 비명소리와 함께 일순(一瞬) 정적속에 빠져 들었던 경기장은 “쪽발이 놈 죽여라 !”하는 고함소리와 함께 빈병과 각목이 난무(亂舞)했습니다. 가까스로 라커룸(선수 대기실)로 돌아온 최배달은 현지 레슬러들과 신문기자들에게 둘러싸였습니다. 흥행(興行)에 관여하고 있던 마피아들도 가세했습니다. 레드 아이와의 대결에서의 승리가 운(運)이나 속임수가 아니라 무도(武道)의 힘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뭔가 보여줘야만 했습니다.


수도격파(手刀擊破)로 맥주병의 병목만을 날리는 고 난이도(高 難易度)의 묘기(妙技)의 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몇 병으로 할 것이냐가 또 문제가 되었는데 처음에는 다섯 병만 하자구 하다가 마피아의 입김이 들어가 병의 수는 무려 열두 개로 늘어나 버렸습니다. 맥주병 병목 날리기는 힘만으로는 안되는, 기(氣)의 작용이 병목을 향해 나는 수도(手刀)에 실리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고 난이도(高 難易度)의 매우 위험한 기술로 잘 못하면 병목과 함께 손가락도 날라가 버린다고 합니다.


중인환시(衆人環視) 리에 최배달은 호흡을 조절하고, 기(氣)의 작용을 극대화(極大化) 하기 위하여 정신집중에 들어 갔습니다. 그의 머리 속에 날아가는 병목이 보였고, 동시에 힘찬 기합(氣合)소리와 함께 그의 수도(手刀)가 바람을 가르며 열두개의 병목을 향해 날았습니다. 기(氣)가 실린 수도(手刀)에 병목이 하나, 둘 날아가기 시작했고, 마침내 열 두번째 병목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습니다. 누군가의 입에서 한마디의 외침이 터져 나왔습니다. “Oh ! god's hand" 잠시 후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외쳤습니다. 당신은 ”신(神)의 손, God's hand 입니다.“



* * * * *



최배달님의 본래(本來) 이름은 최영의(崔永宜)로 1923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려서는 겁이 많아 동네 아이들 특히 일본 아이들로부터 놀림을 받았다고 합니다. 부농(富農)이었던 부친(父親) 최승현은 심약(心弱)한 아들에게 집안의 하인(下人)으로부터 무술(武術)을 배우도록 했습니다. 1938년 최배달은 어릴 적부터 꿈꾸던 조종사(操縱士, 파일럿가ㄱ 되기 위해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홀로 현해탄을 건넜습니다.


1939년 야마나시(山梨) 소년항공학교에 입학하면서 처음으로 가라데에 입문(入聞)한 최배달은 그 해에 초단(初段)이 되고 20세에 4段 이 됩니다. 1945년까지 군대와 대학에서 여러 문파(門派)의 가라데를 계속 수련한 그는 1945년 일본의 패망을 맞이합니다. 춥고 배고픈 낭인생활(浪人生活)을 보내던 최배달은 어느날 도꾜 시부야 공원에서 위험에 처했던 야쿠자 보스를 구출하게 되어 6개월간 그의 경호원(警護員, 보디가드)로 활동하다가 야쿠자들의 방탕한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본인(本人)의 무도 완성(武道 完成)을 위해 (入山修道)를 결심하게 됩니다.


산세(山勢)가 험하기로 유명한 기요즈미 山에 들어간 최배달은 한쪽 눈썹만 번갈아 밀어버리며 무술단련(武術鍛鍊)의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내공(內攻)을 쌓기 위하여 폭포아래에 가부좌(跏趺坐)를 틀고 앉아 쏟아져 내리는 차가운 계곡을 맞으며 정신통일(情神統一)을 하고, 외공(外攻)의 힘과 기술을 연마하기 위하여 두 손가락만으로 물구나무를 서고 소나무 등걸을 발로 차고 주먹으로 쳐서 부러뜨렸습니다. 10개월간의 입산수도(入山修道) 중 30만 번의 이지관수(二指貫手두 손가락으로 눈 찌르기)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경공(輕攻)을 이루기 위하여 모래주머니를 발목에 감고 가파른 산비탈을 오르고 바위 사이를 건너뛰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렸습니다.


미친 듯이 뛰고, 차고, 격파(擊破)를 했습니다. 그의 온 몸은 살아있는 무기(武器)가 되어갔고 두 눈은 야수(野獸)와 같은 안광(眼光)을 뿜어냈습니다. 간혹 산에 오르던 그 지방 사람들은 그를 마주치면 달아나기가 바빴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기요즈미 산의 도깨비”라 불렀습니다. 훗날 기요즈미 산은 극진 가라데의 성지(聖地)가 됩니다. 10개월간의 입산수도(入山修道) 끝에 극진(極盡)의 경지(境地)를 이룬 최배달은 하산(下山)하여 극진공수(極盡空手)를 창시(創始)하고 일본무도계(日本武道界) 평정(平定), 47마리의 맹우(猛牛)와의 싸움, 250명의 미국 프로레슬러와의 시합에서의 전승(全勝), 세계의 100여명의 각종무술고수(各種武術高手) 정벌(征伐)의 첫 발자국을 내딛게 됩니다.

 

 

(네이버 검색, 칠색접영님의 ‘불굴의 무혼(武魂)’을 참조하고 제가 알고 있던 지식을 보태 작성하였습니다.)


 

 

 

                                                             신(神)의 손 시리즈 - 끝 -

 

 

 

 
 
 
 
 
 
 
 
 
 
 
 
 
 
 
 
 
 
 
 
 
 
 

 





 이미지 출처 - 인터넷




 

 
Autumn Leaves - Roger Willi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