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희귀동물 이야기

아르마딜로와 고슴도치가 다른 점

低山 2020. 1. 27. 08:49


아르마딜로고슴도치가 다른 점

 

                                                                                2002. 1. 24

 

몇년 전 4대 게이트(정현준, 진승현, 이용호, 윤태식)사건에 연루된 전 현직 고위층 인사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어 검찰청사에 출두할 때, 일단 청사 입구에서 포즈를 취하고 신문 방송기자들의 카메라 후렛쉬를 받은 후 곧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담당 검사실로 올라가려면 우르르 쫒아간 기자들이 서로 밀치며 취재 경쟁을 벌이는 열띤 장면을 심심치않게 우리 국민들은 TV 뉴스에서 보았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어느 한 분이 소환되는 날의 장면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고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날도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그 분이 당당하게 포즈를 취한 후 엘리베이터 앞에 섰을 때 바로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습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안에는 유니폼을 입은 50대의 청소하는 아주머니 한 분이 타고 계셨습니다.

아무 죄 없는 아주머니는 수 많은 검찰청 직원들과 기자들에 놀라 무슨 큰 죄라도 지은 듯 몸을 잔뜩 움츠리시고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 갈 듯이 어쩔줄 몰라 하셨습니다. 반면에 조사를 받으러 가는 분은 여러 사람들에 둘러싸여 흐트러짐 없는 표정과 자세로 서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은 조용히 닫혔습니다.

 

권력형 비리에 연관된 사건을 ’OO게이트’라고 합니다. ’게이트’라는 말은 1972년 6월, 당시 미국 대통령 닉슨의 재선을 획책하는 비밀 공작반이 워싱턴의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하여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 체포된 미국의 정치적 사건에서 유래하며 그 후 미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여러 비리사건을 ’OO게이트’ 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게이트라는 말이 생기기 전에는 권력형 비리사건이 터지면 ’OO의혹사건’이라고 하였습니다. 60년대 초 5.16군사정변 뒤 군사정권 아래서 일어난 부정부패 사건을 4대 의혹사건(증권파동, 워커힐 사건, 파친코 사건, 새나라자동차 사건)이라고 합니다.

 

그 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크고 작은 권력형 비리사건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고전적인 의혹사건과 최근의 게이트 사건이 다른 점이 있다면 그 규모가 대형화되었고, 종류의 다양화, 연루된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과,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염치를 모르고 뻔뻔스러워 졌다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 분들이 의혹사건에 연루되어 검찰에 출두할 때는 매우 부끄러운 표정에 몸도 잘 못 가눌 정도로 위축되어 있었다고 기억되는데 요즘에 각종 게이트에 연관된 분들이 출두하는 장면을 보면 마치 "나를 잘못 건드리면 여러 사람 다친다."고 가시를 잔뜩 세우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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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골(毛骨)이 송연하다.(끔찍스러워서 몸이 으쓱하며 떨 끝이 쭈뼛해지다.)’라는 말은 사람이 극도의 공포감을 느낄 때 식은 땀을 흘리고, 오싹하여 온 몸에 소름이 끼치며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것에서 생겼으며, 다른 동물들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동물들이 자기의 생명을 지키며 살아가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스컹크처럼 지독한 냄새를 뿌려 적을 물리치는 예가 있는가 하면 청개구리 처럼 보호색으로 적의 눈을 피하기도 합니다.

 

수 천만년동안 자기를 공격하는 포식자에게 잡혀 먹히지 않으려고 진화하여 피부의 표층이 각린(角鱗)이라고 하는 단단한 판 모양의 각질(角質)로 변한 동물이 있는가 하면, 온몸의 털이 가시와 같이 딱딱하고 뾰족하게 특수화된 동물도 있습니다. 전자(前者)의 동물로는 ’아르마딜로’있으며, 후자(後者)의 대표적인 동물은 ’고슴도치’입니다.

 

아르마딜로는 북아메리카 남부지방에서부터 남아메리카에 이르는 반 사막지대에 사는 동물로 몸은 골질(骨質)의 등딱지로 덮여 있어 재규어나 숲개(bush dog)와 같은 포식자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습니다.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등딱지가 띠 모양 또는 판자 모양의 것이 부드러운 피부에 의해 연결되어 있습니다. 9속 20종의 여러 종류가 있으며 최대종은 몸길이 75-100Cm, 몸무게 60Kg, 최소종은 몸길이가 12-15Cm밖에 되지 않습니다.

 

고슴도치는 몸길이 23-32cm, 꼬리길이 약18mm입니다. 얼굴 및 몸의 배 쪽, 꼬리, 네다리를 제외하고는 날카로운 침모양의 털이 촘촘히 있습니다. 평야지대의 삼림에서 흔히 볼 수 있고 민가 근처에도 나타납니다. 유럽, 동북아시아, 인도, 남부 아시아 등지에 분포합니다. 우리 나라에는 토종 고슴도치가 있지만 일본에서는 고슴도치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고슴도치보다 더 크고 사나운 호저(豪猪: 山 미치광이라고도 함)라는 동물이 있는데 몸길이 40-90Cm, 몸무게30Kg 정도로 작은 멧돼지 만하며 나무를 잘 타고 공격적이어서 재규어같은 포식자도 호저를 잘못 건드려 주둥이나 가슴에 호저의 가시가 박히면 서서히 몸속으로 파고 들어가 극심한 고통을 당하다가 끝내는 목숨을 잃게 됩니다.

 

아르마딜로고슴도치가 다른 점은 뭐니 뭐니해도 자기 몸을 방어할 때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느냐 안 주느냐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수 백만년, 수 천만년에 걸쳐 진화하고 효과를 보아왔던 아르마딜로갑옷고슴도치가시도 불(火)과 도구를 사용하는 인류가 출현하면서 부터는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고슴도치호저를 보면 사람들은 우선 몽둥이로 훔씬 두들겨 패서 죽이거나 반쯤 죽여 포획하여 약재로 팔아 넘깁니다. 남아메리카에 서식하는 아르마딜로는 상대방에게 피해를 안주고, 원주민(인디오)들이 착하기 때문에 마구 잡거나 죽이지 않고 먹을 만큼만 사냥하며 애완용으로 기르기도 합니다.
 

 

 

 


 

 

아르마딜로

 





 

 

 

 

고슴도치

 

 

 

 

 

 

호저


 

 

이미지 출처 - 인터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