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희귀동물 이야기

아나콘다와 카피바라

低山 2020. 1. 14. 21:33


아나콘다와 카피바라

 

                                                          2004.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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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옛적에 ’드라비다 족’을 정복하고 인도의 새로운 통치계급이 된 ’아리아 족’은 원주민을 다스리기 위하여 자신들과 차별을 두어 엄격한 계급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발달하여 인도의 계급제도 즉 ’카스트 제도’가 성립되었습니다.

 

 카스트 제도는 원래 크사트리아(아리아 족; 귀족 및 무사 계급), 바이샤(원주민; 평민)로 나뉘어져 있었으나, 창조자 ’브라마 신’을 섬기는 [브라만 교]가 발달하면서 승려 계급이 귀족보다 높은 브라만 계급이 되었고, 정복당한 ’드라비다 족’ 등 천민, 노예 계급인 수드라 계급이 생겨났습니다.

 카스트 제도는 크게 브라만, 크사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등 네 가지의 계급으로 이루어지지만 1901년에 실시된 인구조사에 따르면, 이 네가지 계급은 다시 2,378개의 계급으로 나뉘며 이밖에 100여 개의 최하층계급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최하층계급이란 카스트 제도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최천민(最賤民, harijan)들로, 일반인들은 이들을 불결하게 여겨 인간 취급도 하지 않습니다. ’접촉해서는 안 되는 부류’라는 뜻의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 untouchable)’이 이들인 것입니다.

 

 이들은 인도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서 아주 천한 직업에만 종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코브라 등 뱀을 잡아 길들이는 ’땅꾼’이라든지, 고무줄 새총으로 쥐를 잡아 악어 농장에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는 ’쥐잡이’ 등이 있습니다.

 

 인도의 땅꾼들 중에는 코브라의 맹독에도 면역성을 지닌 부족이 있습니다. 이들은 코브라의 독아(毒牙)에서 독(毒)을 채취하여 자연염료와 섞어 팔뚝에 문신(文身)을 합니다. 이때 몸에 침투한 독이 마치 예방접종을 한 것과 똑같은 효과를 일으켜 다음에 그 종류의 뱀에게는 물려도 끄떡없이 견딜 수 있는 면역력이 생긴다고 합니다.

 

 또 인도에는 쥐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쥐잡이 천민부족(賤民部族)이 있는데, 이들은 주로 야밤에 먹이를 찿으러 배회하는 쥐를 고무줄 새총으로 쏘아 잡는다고 합니다. 땅덩어리가 커서인지 인도의 쥐는 웬만한 고양이만큼 크다고 하는데, 이 부족 사람들은 밤눈이 밝아 어둠 속에서도 쥐를 보았다하면 백발백중(百發百中)으로 맞추어 기절한 쥐를 큰 쥐덫 망에 넣어 모아 두었다가 이틑날 악어농장에 악어 먹이로 팔아 돈을 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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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서남부의 오카방고(okavango) 삼각주(三角洲)와 더불어 이 지구상에서 가장 큰 습지(濕地)인 판타날(pantanal)은 브라질 서남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두 곳은 차지하고 있는 면적이 넓기도 하지만, 수많은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계(生態界)의 보고(寶庫)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중 판타날 습지에는 이 세상 뱀들 중에서 가장 큰 종류인 아나콘다(anaconda)와 설치류(齧齒類: 쥐종류) 가운데 제일 큰 카피바라(capybara)가 살고 있습니다. 카피바라는 채식성(菜食性)으로 늪에서 자라는 풀을 뜯어 먹으며 무리지어 살고 있습니다. 카피바라가 번성하는 것이 아나콘다가 살아남는 길입니다.

 

 카피바라는 근처에 아나콘다가 있는 낌새를 감지하면 미동(微動)도 하지 않고 아나콘다가 무사히 지나가기를 기다립니다. 아무일 없이 지나가면 다행이지만, 재수없게 아나콘다에게 들키는 날이면 아나콘다는 카피바라를 칭칭감아 힘껏 조여 질식시킨 후 한입에 집어 삼킴니다.

 

 현세(現世)의 카피바라도 체중이 50Kg으로 거구(巨軀)인데, 최근에 발행된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독일, 미국, 베네주엘라의 과학자들에 의해 남미 베네주엘라 북쪽 해안에서 몸무게가 700Kg이나 나가는 카피바라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8백만년전 설치류 화석(齧齒類 化石)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아나콘다는 동남아에 서식하고 있는 그물무늬 비단뱀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뱀으로 무독성(無毒性)입니다. 보통 길이는 그물무늬 비단뱀이 더 길지만 체중은 아나콘다 쪽이 더 무겁습니다. 아나콘다의 몸길이는 6~10m로 때로는 12m를 넘는 것도 있고 암컷이 수컷보다 큽니다.

 

 구애(求愛)와 교미(交尾)를 물 속에서 하는데 가끔 암컷 한 마리와 여러마리의 수컷이 둥글게 한데 엉키는 모습을 연출합니다. 태생(胎生)으로 최근에 과학자들이 촬영한 다큐멘타리 필름을 보면 땅 위에서 50여 마리의 새끼뱀을 낳았는네, 미처 부화(孵化)되지 않은 상태로 낳은 난황(卵黃)이나 사산(死産)한 새끼뱀들은 어미뱀이 먹었습니다. 이러한 행태는 산후(産後)의 영양보충과 냄새를 없애서 적을 유인하지 않으려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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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인도의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 중 코브라 등 뱀을 잡아 길들이는 ‘땅꾼’ 부족(部族)과 쥐를 잡아 악어농장에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쥐잡이’ 부족에 대하여, 그리고 브라질 서남부의 방대한 습지(濕地) ‘판타날’에 서식하는 세계최대의 뱀 ‘아나콘다’와 세상에서 가장 큰 설치류(齧齒類, 쥐종류)인 ’카피바라’에 대하여 공부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여러 교훈을 얻었습니다.

 

첫 째,  원시종교(原始宗敎)인 ‘브라만교’가 발전하여 ‘힌두교’가 되면서 카스트제도

          는 더욱 강한 틀을 잡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죽어서도 자신이 이승에서

          지은 ‘업(業)’에 따라 다시 태어난다는 힌두교의 ‘윤회사상(輪廻思想)’은

          이승에서 자신의 발전을 위한 노력보다 모든 것을 체념(諦念)하여 운명에

          순종하게 만듭니다. 

          그에 비하면 천주교의 ’부활신앙(復活信仰)’은 착한 일을 하면 죽은 뒤에

          영원(永遠)한 천국(天國)의 삶을 약속 받기에 이승에서 선(善)한 일을

          많이 하여 천국에 가려고 노력하고, 한번 사는 인생(人生)을 보다 낫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둘 째,  18세기 제너가 개발한 종두접종(種痘接種) 시술(施術)은 소의 유방(乳房)

           에서 채취한 고름이나 천연두(天然痘) 환자의 짓물을 팔에 가벼운 상처를

           낸 후 주입(注入)하는 방법입니다. 주입을 하면 천연두 증상을 나타내면서

           가볍게 한 차례 앓게 됩니다. 다음부터는 천연두 균(菌)에 대한 면역이 생겨

           다시는 그 병에 걸리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종두법(種痘法)의

           시작으로 인류 의 보건(保健)에 지대한 공헌을 한 사건입니다.    

           “이 세상 어느 독사(毒蛇)라도 그 뱀의 독(毒)만 있으면 자연염료(自然染料)

           와 섞어 팔뚝에 문신(文身)만 하면 자유자재(自由自在)로 다룰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의 질문에 인도의 불가촉천민 ‘땅군“ 노인(老人)이 하신 말씀입니다.

           수 천년 전부터 인도의 땅꾼들은 뱀의 독을 이용한 면역요법(免疫療法)의

           지혜(知慧)를 터득(攄得)했습니다 

 

셋 째,  인도의 불가촉천민 중 쥐를 잡아 악어농장에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쥐잡이’ 부족들은 유난히 밤눈이 밝습니다. 야밤에 먹이를 찿아 배회하는

           쥐를 고무줄 새총으로 맞추어야 하니 하느님께서 밝은 눈을 주셨나 봅니다.

           이들은 밤새 잡은 쥐를 철망 안에 모아 두었다가 다음날이 밝으면 근처의

           악어농장에 팔아 돈을 버는데, 악어 우리에 쥐를 풀어 놓으면 악어들이

            몰려와 한입에 집어 삼킴니다. 악어들이 쥐를 삼킬 때면 하나같이 눈물을

            흘린다나요. 

            악어가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먹이감인 쥐들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눈물이

            입안에 수분(水分)을 보충하여 삼키기 좋게해 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악어가 먹이를 삼키면서 흘리는 눈물을 ‘악어의 눈물’이라고 하며 

            ‘거짓 눈물’의 대명사(代名詞)가 되었습니다.

 

넷 째,  아프리카 서남부의 오카방고 삼각주(三角洲)와 브라질 서남부의 판타날

           습지(濕地)는 하나밖에 없는 이 지구상에서 얼마 남지 않은 생태계

           (生態界)의 보고(寶庫)입니다. 우리 인류는 후손들에게 미리 빌려 쓴다고도

           볼 수 있는 자연(自然)을 보호(保護)하고 환경(環境)을 보전(保全)하여

           파괴되지 않은 온전한 생태계를 후손들에게 돌려주어야 하겠습니다.

 

다섯 째,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오지(奧地)에서 새로운 동식물 종(種)의 발견과

              그들의 생태(生態)를 위험을 무릅쓰고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노고에

              우리는 잊지 말고 감사드려야 하곘습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말이 있지만 자연에서는 큰 것 또한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아나콘다’와 ‘카피바라’는 자기들이 속한 종(種) 중에서

              가장 몸집이 크지만 생김생김이 보기 싫지 않고 성질 또한 하나같이

              ‘순둥이’들 입니다.

 

 

                                                        - 끝 -

 

 

 

 아나콘다(anaconda)


 

  
 카피바라(capybara)






 

 판타날(pantanal) 습지

    

  
  이미지 출처 -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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