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희귀동물 이야기

매너티의 몸털, 고양이의 수염

低山 2019. 10. 6. 21:06


 매너티의 몸털, 고양이의 수염

 

 

 야생(野生) 고양이를 길들여 키우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5,000년 전 이집트에서 였습니다. 인간 사회에 적응하여 길들여진 집고양이라고 하더라도 그들의 야성(野性)은 본능으로 계속 남아 있습니다.


 그 습성 중 두드러진 하나가 야행성(夜行性)이라는 것입니다. 고양이를 길러보면 낮에는 밥 먹고 눈이 게슴츠레 해 갖고 졸거나 아예 길게 퍼드러져 쿨쿨 자면서 게으름을 피웁니다.


 그러다가 밤이 되면 두 눈에 생기(生氣)가 돌고 행동거지도 활발해져 집밖으로 외출하려는 욕구가 강해집니다. 실제로 묶거나 가둬놓지 않고 키우는 놈들은 한 밤중에 어디론가 집밖으로 나가서 한동안 돌아다니다가 살며시 돌아옵니다.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것은 본래 고양이가 스스로 먹이를 잡아먹는 사냥꾼이기 때문입니다. 고양이들이 움직이는 것에 흥미를 보이고, 몰래 잠복했다가 사냥감에게 덮치는 것은 잠재된 본능으로 사냥하는 방식입니다.


 고양이들이 캄캄한 칠흑 같은 밤에 민첩하고 날렵하게 몸을 움직이고, 사냥감에 은밀히 접근하여 사냥에 성공할 수 있는 능력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그것은 예민한 청각(聽覺)과 탁월한 시력(視力), 레이다와 같은 감각기관(感覺器官)인 수염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고감도(高感度)의 센서와 같은 감각기관인 수염은 좁은 곳을 빠져 나갈 때나, 자신과 먹이 감의 위치를 판단하여 실수 없이 사냥할 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고양이의 수염을 자르면 사냥을 못하고, 다시 자라긴 하지만 먼저보다 방향감각 등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고양이 수염만큼 큰 역할을 못해서 그렇지 다른 많은 포유류(哺乳類)틀도 뻣뻣하고 긴 수염을 갖고 있는데, 감각모(感覺毛)라고 합니다. 고양이는 코 양쪽, 뺨, 눈, 입 주위에 감각모를 갖고 있습니다. 감각모 자체보다 그 뿌리에 감각 수용기(受容器)가 있어 조금이라도 수염이 움직이면, 외부의 상황이나 움직임을 감지(感知)할 수 있습니다.


 감각 수용기 하나하나는 수염이 움직이는 방향, 속도, 지속되는 시간을 파악하여, 그 정보를 분석하는 특수한 뇌신경세포(腦神經細胞)에 전달하는 자율신경(自律神經)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고양이의 수염은 고양이가 몸의 균형을 잡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하고, 먹이 감을 사냥하는데 꼭 필요한 레이다, 안테나, 센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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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서양(大西洋) 서안(西岸)의 얕은 바닷가에서 해초(海草)를 뜯어먹고 서식하고 있는 매너티(海牛, manatee)는 몸길이 2.5~4.6m, 몸무게 350~1,600Kg의 거구(巨軀)로 이 세상 동물 중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순둥이들입니다.


 어린 새끼를 안고 젖을 먹이는 매너티 암놈이 꼭 사람을 닮아서 어부(漁夫)들로부터 인어(人魚)로 불리우던 매너티들은 순하고 착하지만 몸집이 커 천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범선(帆船) 시대가 가고 동력(動力)을 이용한 배가 다니고, 특히 모타 보트의 출현하여 스크류에 다치거나 죽는 매너티들이 많아져 그 개체수(個體數)가 격감하자 환경보호단체와 매너티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매너티는 국제보호동물로 지정되어 그 수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몇년 전인가 해외 토픽(海外 topic)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미국 플로리다 해변(海邊) 모래밭에 매너티가 여러 마리 올라온 것을 보호하였습니다. 지쳐있던 이들은 얼마 후 기운을 회복하여 바다로 돌아갔는데, 메너티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발표에 의하면 이들은 매너티 암놈들로서 발정(發情)한 숫놈들의 열렬한 애정공세에 몸둘 바를 몰라 잠시 육지로 몸을 피했던 것이라고 합니다.


 풀(海草)만 먹고사는 평소의 순둥이인 매너티 숫놈들이지만 발정기(發情期)에 이르면 자기의 유전자(遺傳子)를 후세(後世)에 전하기 위하여 바다의 변강쇠(에고~! 부러워라) 가 되어 암놈들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급기야(及其也)는 암놈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물 밖으로 피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에 이르게 까지 했습니다. 


 수태(受胎)를 한 암놈들은 몇 개월 후 귀여운 새끼를 두, 세마리 낳습니다. 최근에 스킨 스쿠버 장비를 착용한 과학자들이 매너티의 생태(生態)를 연구하기 위하여 매너티가 서식하는 해변의 얕은 바다에 들어갔는데, 매너티들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들과 같이 헤엄치며 놀았습니다. 재미있다는 듯이 몸을 뒤집고 사람들이 쓰다듬어 주면 좋아하는 것이었습니다.


 과학자들은 매너티들의 낮 생활을 연구하고 촬영하는데 그치지 않고 캄캄한 밤에는 매너티들이 어떤 행동을 할까가 궁금해졌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꼼짝 않고 잠을 자거나 쉬겠지 생각하고, 어느날 밤 날을 잡아 바닷속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매너티들은 낮이나 다름없이 유유히 헤엄치면서 아무 거리낌 없이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밤눈이 밝고 청각(聽覺)이 예민한 고양이와는 달리 메너티의 눈은 흔적만 남아 있다 뿐이지 낮에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청각(聽覺)이나 후각(嗅覺)이 발달한 것도 아닙니다. 과학자들이 고심(苦心)끝에 연구결과를 내 놓았습니다. "매너티의 온몸에 빈약(貧弱)하게 듬성듬성 난 털이 매너티들을 깜깜한 밤 바닷속에서 자유자재(自由自在)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레이다, 안테나, 센서이다."



 


                                                                             - 끝 -   

 

 


 


순둥이 매너티

 

 

 

고양이의 수염이 여기에 있을 줄이야..ㅋ~

 

 

이미지 출처 - 인터넷